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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2 20:40:09 조회 : 37         
   [일반] [21세기 지성] 서평 이름 : 이근호(IP:119.18.87.190)   

[ 21세기 지성] 매켄지 와크 저 한정훈 역 문학사상(경기도 파주:2019)

 

21세기 현존하는 사상가 21명을 뽑아서 그들의 사상을 나열한 책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상 군데군데에 저자인 매켄지 와크가 자기 평을 담아서 장단점도 아울러 피력하고 있다. 즉 사상가들이 저자가 보기에 한계와 모순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독자는 사상가들의 본 뜻과 저자의 생각을 같이 보게 된다.

 

(1). 에이미 웬들링 Amy Wendling : 마르크스의 형이상학과 물류물리학

 

(2). 가라타니 고진 Kojin Karatani : 세계의 구조

 

(3). 파울로 비르노 Paolo Virno : 문법과 다중

 

(4). 얀 물리에 부탕Yann Moulier Boutang : 인지 자본주의

 

(5). 마우리치오 라자라토 Maurizio Lazzarato: 기계 노예

 

(6). 프랑코 비포베라르다 Franco “Bifo” Berardi : 상품화된 영혼

 

(7). 앤절라 맥로비 Angela McRobbie : 공예의 위기

 

(8). 폴 길로이 Paul Gilroy: 인종의 존속

 

(9). 슬라보예 지젝 Slavoj Zizek :절대적 반동

 

(10). 조디 딘 Joid Dean : 상징적 효율성의 쇠퇴

 

(11). 샹탈 무페 Chantal Mouffe : 민주주의 대 자유주의

 

(12). 웬디 브라운 Wendy Brown : 신자유주의에 맞서다

 

(13). 주디스 버틀러 Judith Butler : 위태로운 육체

 

(14). 아즈마 히로키 Hiroki Azuma : 오타쿠 철학

 

(15). B. 프로시아도 Paul B. Preciado : 제약-포르노 정치적 동일체

 

(16). 웬디 전 Wendy Hui Kyong Chun :프로그래밍 정치학

 

(17). 알렉산더 갤러웨이 Alexandre R. Calloway : 인트라페이스

 

(18). 티모시 모튼 Timothy Morton : 객체 지향 존재론에서 객체 지향 실천으로

 

(19). 퀭탱 메이야수 Quentin Meilassoux : 절대성의 스펙터클

 

(20). 이자벨 스텐저스 Isabelle Stengers : 가이아 침입

 

(21). 도나 해러웨이 Donna Haraway : 비인각적 코미디

 

 

에이미 웬들링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환상은 그것이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다. 인간의 필요에 맞게 세계를 형성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인간 자신이 인간을 상품화하게 된다. 분명 본인들이 노동했음에도 나중에 보면 노동의 생산물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만나는 지점에 노동이 있지만 점차 노동이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산물이 된다. 생산물 속에서 노동한 당사자가 주인노릇을 하지 못하고 배제되는 것이다. 이 배제가 사람들로 하여금 삶을 불안하고 위태롭게 만든다. 재분배를 통해서는 보완되지 못한다.

 

더구나 이 과학시대에 들어와서는 작업자는 주변 기계 장치로 전락되었다. 노동은 더 이상 자기실현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피로를 우발하는 에너지의 소모품에 불과하다. 개인이 노동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해방되어야 하지 않는가?

 

비록 노동은 인간을 사물로 만들지만 과학적 사고는 자유로울 수가 있다. 여기서 과학유물론으로 나아가야 한다. 즉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지만 도리어 도구가 인간을 사용하고 인간을 새롭게 변모시킬 수 있는 것이다.

 

2. 가라타니 고진

 

그동안 인류사에서 세 종류의 교환 양식이 있었다. 교환 양식 A는 증여의 호혜성이다. 교환 양식 B는 야만적 폭력 또는 규율과 보호이다. 교환 양식 C는 상품교환을 나타낸다.

 

유목민족은 상품을 비축할 수 없었으며 다만 순수한 증여를 위해 모았다. 그들의 사회는 이동성과 평등의 사회였다. 씨족 사회는 일단 정착이 이루어지면 증여의 호혜성만 발전시켰다. 씨족 사회 구성원들은 증여의 호혜성에 의해 평등해졌지만 더 이상 자유롭지 않았다.

 

따라서 고진이 제시하는 교환 양식 D는 평등하면서도 자유로운 유목생활로의 복귀를 구상하는 것이다. 더 이상 생산양식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교환양식에 치중해야 한다. 오늘날 시장에서의 교환 양식 C는 상호 의무나(교환양식 A)나 무자비한 강요(교환양식 B)와 다르다. 양식 C에서는 거래가 끝나면 상대방은 공동체나 통치자에게 더 이상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로 인식된다.

 

교환 양식 D는 시장경제(양식 C) 위에서 호혜적 공동체 (양식 A)를 복원하는 시도다. 이 시도를 위해서는 국가 주도적이지 않아야 한다. 범국가적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 보편종교가 필요하다. 이를 테면 유대인들의 신은, 그들의 국가가 실패했을 때에도 그들의 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국가의 패배는 결코 그들의 신의 패배를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는 공동체와 국가, 화폐를 초월하는 신의 능력을 의미한다.

 

네이션nation(민족)은 상상력을 통해 교화 양식 A와 공동체를 회복하려는 시도로서 사회 형식 내에서 나타나는 자본-국가(state스테이트)의 지배 하에서 해체되고 있다. 민족은 자본-국가에 의해 형성되지만 동시에 자본-국가가 초래하는 조건에 대한 반발과 저항의 형태이면서 자본-국가의 부족한 것을 보완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민족은 종교를 사람들에게 영원성의 감각을 주는 것으로 대체한다.

 

고진은 협동조합 운동에 관심을 갖는다. 노동조합이 자본주의 경제 내에서 발생하는 자본에 대한 투쟁의 한 형태라면,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탈하려는 운동이다. 노동조합은 생산에 중점을 두지만 협동조합은 유통에 중점을 둔다.

 

3. 파올로 비르노

 

현대인의 삶 형태를 분석한다. 농업의 상품화가 도시의 산업 노동자 계급을 만들어내기 전에 부랑자와 노상강도를 만들어낸 것처럼, 오늘날에는 공장 노동에 무관심하고 교대 근무가 지속되는 생황의 외부에서 서툰 밀폐된 대도시 거주민을 만들어낸다. 이들이 多衆(다중)이다. 다중은 국민이 아니면 통일되지 않는 다수.

 

다중은 결코 편안하지 않으며 항상 이방인으로 남아 있다. 근거지 상실과 평범한 곳에 대한 의존성이 함께 있다. 다중은 일반지성을 찾는다. ‘고통의 장소. 일반지성은 일반의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중의 포괄적인 인지적, 언어적 능력은 생산단계 내에 비치되면 공공 영역이나 정치 공동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 외부의 탈정치적이고 대표성 없는 민주주의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것은 개인화이다. 국민은 국가가 생산하고 또 그런 사실을 자신들의 합법적인 기원 지점으로 주장하는 반면에 다중은 반국가적이고 따라서 비국민적이다. 현대에 와서 국가라는 제도는 쇠퇴하고 있다.

 

4. 얀 물리에 부탕

 

부탕이 주목하는 건, 부를 생산하는 새로운 매개체이다. 오늘날의 정보 산업단지에는 더 이상 희소성과 육체노동에 의존하여 설명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重商主義(중상주의:국가가 보호무역주의를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정책)와 산업자본주의 이후에 등장하는 것은 다름 아닌 認知(인지)자본주의다.

지적활동이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됨에 따라 업무는 비물질화되고 기업이라는 윤곽은 불분명해졌다. 금융화는 생산이 더 이상 단순히 노동과 사물에 관한 것이 아닌 때에 생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되었다. 노동을 시간 단위로 측정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인지자본주의는 이른바 비노동 혹은 디지털 노동을 비롯해 전통적인 노동 외의 것에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공간적, 제도적 형태를 찾는다.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이 혼란을 관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금융이다. 기업의 가치는 무형화되었으며 회계 규정으로도 자식의 가치를 제대로 포착 못한다. 가격은 금융 시장을 통해서 거래자들 사이의 의견교환에 의해 결정된다. 꽃가루에는 꿀벌이 필요한 법이다.

 

5. 마우리치오 라자라토

 

사회는 역할로 가득 차 있다. 당신은 남자이고, 당신의 여자다. 또는 당신은 상사이고 당신은 노동자다 등등. 사회적 종속은 각 개인을 정체성-그리고 신분증-를 가진 개별적 주체로 생성한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 그림의 일부에 불과하다. 다른 측면에서는 사회적 종속과 반대되는 기계적 노예화가 진행된다. 기계적 노예화는 주체화되지 않는 흐름과 파편을 만든 다음, 그러한 주체를 기계의 구성부분, 즉 노예단위로 바꿔버린다.

 

사회적 종속이 주체를 만든다면 기계적 노예화는 개인을 만든다. 그것은 자기를 분열시키고 자기 일부를 인간 이하의 주체로서 기계적인 과정의 여기저기에 부착한다. 기계적 노예화는 개인, 인식, 언어에 앞서 그리고 개인을 초월하여 영향을 미친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 결코 아니다. 자본은 종속과 예속화의 차이를 이용한다. 실제로 일을 하는 건 기계이지만, 가치는 초라한 임금을 받는 노동자와 나머지를 챙기는 사장에게 배분된다.

 

생산하는 것은 결코 기업이 아니다. 기업은 말 그대로 공짜로기계적 공유지라는 할당되지 않는 가치를 전용하고, 이익이나 임대료 형태로 그 가치를 손에 넣는다. 자본이 자연적 공유지를 전용하는 것처럼 여기서 기업은 사회적 공유지 또는 사회적-기계적 공유지를 전용한다.

 

이에 반해 개체는 영혼의 시장에서 자아를 화폐로 거래하는 투자자이자 채무자인 자유 계약자로서 다시 결속되어야 한다. 노동은 구성 요소에 불과한 프로세스이지 실제 노동이 아니다. 그저 장치의 일원이다. 더 이상 해석이나 의미가 중요하지 않다. 통계 작업에 동원될 뿐이다.

 

6. 프랑코 비포베라르디

 

노동 절약 기술로 노동을 끊임없이 대체함으로써 과학은 자본 축적의 완전한 수단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잉여노동은 더 이상 일반적 부의 조건이 아니다. 우리의 시간과 돈을 위해 타인의 노동의 산물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시대다. 소통 부재가 아니라 소통 과잉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자아에 있어 고통스러운 분열이 일어나고 접근할 수 없는 타인에게 도리어 영혼조차 건드림을 당하는 것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한 때 노동자들의 영혼은 그들만의 자존감이 있었다. 욕망은 환상일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그 환상이 사랑이라는 것을 인정했고 나만의 개임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욕망이 21세기에 들어와서 한계를 경험한다. 계속 나의 열정을 밀어붙일 노동 현장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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